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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한국을 성형의 나라로 바라보는 일본의 모순

성형수술(成形手術)...
불과 20여년 전만하더라도 성형은 금전적 부담과 남의 눈을 의식하여 쉽게 할 수 없는 수술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떠한가.. ?

"(친구 이야기를 하며..) 야~ 걔 눈 성형했는데, 이쁘게 잘 나왔더라..."
"(딸의 코를 만지며..) 우리 딸은 코만 세우면, 미스코리아 감이란 말야~~"
"(유명 여배우 이야기를 하며..) 얼굴을 다~ 뜯어 고쳐서 딴 사람됐더라구..."


이런 말들은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성형을 하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쌍꺼풀 수술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한다는 말도 들었다.)

저렴한 가격, 간편한 시술, 적은 부작용...
한국의 성형수술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들이다. 그 만큼 성형이 보편화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쌍꺼풀 수술은 수술도 아니라는 말을 할 정도다)

일본인들은 그런 한국을 이야기 할 때, "성형의 나라"라고 하고, 한국 여자를 "성형미인"이라 부른다. 하지만, 일본이 과연 한국을 성형의 나라라고 부를 자격이 있을까? 

한국과 일본의 "성형"이라는 말의 전혀 다른 의미

한국에서의 성형이라는 말은 "(외과적(外科的)인 수단을 이용하여) 신체의 일부분을 고치거나 만듦"으로 정의된다. 쌍꺼풀 수술, 코수술, 귀뚫기 등의 "미용성형"을 한국 사람들은 줄여서 "성형"이라 표현한다.

그럼 일본은 어떨까?
일본에도 "성형"이라는 말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말의 무게는 한국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일본에서의 성형이란 "(외과적(外科的)인 수단을 이용하여) 신체의 일부분을 고치거나 만듦"이라는 어휘적 뜻은 같지만, "외과적인 수단"이라는 표현이 강조된다고 보면 된다. 즉, 같은 성형이지만, 일본에서의 성형이란 "외과적 도구를 사용한 대대적(?)"의 뉘앙스가 숨어있는 표현이다. 그리고, 일본에서의 쌍꺼풀 수술, 코수술은 미용적인 차원에서 살짝 손을 본다는 뜻으로 "미용정형"이라는 단어를 쓴다. (일본 사람들은 "성형" 과 "미용정형"이라는 말을 구별해서 쓴다.) 
그러다 보니,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성형"은 일본어의 "미용정형"에 해당하지만, 한국인이 말하는 "성형"이라는 말을 일본인은 일본어 그대로 해석을 하다 보니, 한국의 "미용성형"이 와전된 것이다. 즉, 일본인은 한국인이 "미용성형"을 줄여서 "성형"이라고 말하는 것을 일본어의 "성형"으로 이해하면서 한국에 대한 큰 오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병원광고까지 한다?

한국을 성형의 나라라고 부르는 일본인은 자신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표적인 것이 "티비"라는 정보전달의 매체를 통해서 공공연하게 성형수술의 광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고이다.)  아래에 도쿄정형외과와 가와사키클리닉의 티비 광고를 올려본다.


도쿄미용외과 (http://www.tkc110.jp/)


가와카키 클리닉 (미용정형외과 : http://www.304783.com/)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위의 두 병원은 "미용외과다, 클리닉이다"라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몸 전신에 대해 수술을 해 주는 성형수술 전문병원이다. 이렇게까지 수술을 해 주는데 성형이 아니라 "미용정형외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어디까지나 미용을 위해 몸 형태를 정리한다는 뉘앙스로 광고를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되집어 보면, 성형이라는 말은 일본 사람들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이지만, 정형이라는 표현으로 수술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한국식 성형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다보니 일본인이 보는 한국의 (미용)성형은 충격적이고 대담한 면이 있고, 그런 한국인의 성형에 대해 놀라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는 인정하지만, 성형(成形)에 대해 확실히 정의해야 한다.

성형(成形)이란, "(외과적(外科的)인 수단을 이용하여) 신체의 일부분을 고치거나 만듦"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고사성어 중에는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다"라고 하여, 우리 몸의 털과 살갗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말을 종합하여 정리해 보면, 외과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부모님으로 받은 우리의 몸 일부분을 고친다는 것은 모두 성형이라 정의할 수 있다. 즉, 코나 쌍커플은 물론이고, 귀뚫기도 성형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일본인은 그런 정의에 대해, 한국의 쌍꺼풀은 "성형"이고, 일본의 쌍꺼풀은 "미용정형"이라 하고 있는 것이다.

쿤은, 한국이 "성형의 나라"이고 한국여자는 "성형미인"이라고 말하는 일본인들에게 성형의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고나서 말하라고 한다. 물론 다수의 일본인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자신을 존중하기 때문에 미(美)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 일본의 10대 20대의 여자들이 자신들의 우상이라며 소녀시대를 보고 뒤집어 지는 모습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대리만족인가?)


쿤은 생각한다. 그리고 말한다.
한국이 성형의 나라이고, 한국에는 성형미인이 많다고 말하는 일본인들이 많지만, 여자로 태어나서 미(美)를 추구하는 것이 그렇게 나쁘단 말인가? 여자에게 있어서의 성형은 어찌보면 당연한 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성형이기에, 다른 사람의 성형에 대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