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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에 군대가 있다면, 일본여자는 기다릴까?

일본 여성들이 한국 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본 블로그를 통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일본여성들은 한국의 군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일본에는 없는 문화와 제도이기에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또, 한류라는 바람을 통해서 한국을 알게 되었고, 한국남자들을 통해서 패기와, 추진력, 그리고 다정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런 한국남자의 특징은 군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럼, 일본에도 군대가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남자친구가 병역의 의무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다면, 일본 20대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 글은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글이 아니다. 쿤이 일본 유학을 하면서 만났던 수백명의 일본커플과 일본 여성들의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결코 일반화 될 수 없음을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미리 밝혀둔다. 그리고 남성, 여성이라는 표현보다는 남자, 여자라는 표현을 하고자 한다.)

군대? 내 남자친구는......

쿤은 유학시절 과외 활동으로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다녔고, 대학 때는 학교 주관의 유학생 행사, 일본 사람들과의 각종 교류회에는 되도록 참석하는 성격이었던지라, 접하고 만날 수 있는 일본 사람들이 많았다.(유학을 도서관에서만 하리~~)  그런 자리에서 한국 군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고, 상대가 여자일 경우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물론 그들에게 한국 군대의 생활은 충분히 이해시킨 상태에서 하는 질문이었다.)

질문 : 만약에,, 일본에도 한국과 같은 군대라는 제도가 생긴다면, 그 제도에 대해 찬성하세요? 반대하세요?

일본 여자들은 망설여 하다가도,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쿤의 재촉에 다수의 여자들이 찬성의견을 던지곤 했다. 이유는 남자다움!!! 군대에서 조직사회에 적응도 해 보고, 몸도 튼튼 운동도 하고,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사회에 나와서 본인이 가야할 길을 곰곰이 한 번쯤은 생각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직사회, 육체적/정신적 수양으로 정리되는 일본 여자들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사회적 문제중에 하나가 젊은 사람들의 인내력 부족이 꼽힌다. 20대 젊은 사람들 중에는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의 그런 남자를 남자친구로서 만나고,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일본 여자들도 뭔가 느끼는 것이 있기에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자기 남자 친구만큼은 군대에 보내기 싫다는 것이다.
이유는............... 못 만나니까~~!!!  --;;;

(그들도 그들의 대답이 모순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헤어짐은 아픔이라는 것을 알기에 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군대간 남자친구 기다리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쿤이 군대 갈 때, 그러니까 95년도에는 "기다려줄 수 있지?, 그래 기다릴게" 라는 말이 연인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말로 통했다. 헤어지는 아쉬움, 못만나는 그리움, 그리고 서로간의 신뢰를 표현하는 압축성 말이었다. 물론 그 전부터 내려온 말이었고,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때는 저 말이면 마음이 든든했었다.(쿤은 어땠냐고 물어보지 마라. 다다다가 쳐다본다.)
그리고, 요즘에는 군대 간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일명 "곰신(고무신)의 모임"이라는 카페도 생겨났고, 군대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하니, 온라인상에서도 서로의 연애감정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남친 군대간 사이에 다른 남자를 만나는 여자도 있다고 하지만, 그 여자는 곰신이 아니다. 잊어라~~)

그럼 일본 여자들은 어떨까?
질문 :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편지나 전화 이외에 연락수단이 없다고 했을 때, 2년 간 기다려줄 수 있어요?
        
(쿤의 질문에 군대갈 때 핸드폰은 가져 갈수 있냐고 물어본 여자도 있었다. --;;;)

이 질문에는 대답이 확실히 갈렸다. "기다릴 수 없다"가 약 80%, "기다릴 수 있다"가 약 20%...
기다릴 수 있다는 사람들에게 다시 물었다.

질문 :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다른 남자는 안 만날 거에요?
답변 : 음..... 만날 수....도... 있겠죠? (반수가 훨씬 넘었다.)

결국 군대간 남자를 기다릴 것 같은 일본 여자는 10% 도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군대간 남자 면회요?

군대간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친구로 인해 세 가지 기쁜 것이 있다.
1. 여자친구의 편지.
2. 여자친구의 선물.
3. 여자친구의 면회.
(여자친구가 면회올 때, 먹을 것을 가져오고 돌아가는 길에 편지도 주고 간다면, 금상첨화라 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커플이 있는데, 남자친구가 강원도로 배정받았다고 하자. 면회를 가려면, 산넘고 물건너야 하는 상황에서도 좋아한다면,,, 보고싶다면,,, 1박 2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면회가는 곰신도 많다.

근데, 면회에 대한 일본 여자의 반응은 의외였다.
"1박 2일의 장거리 면회는 교통비와 숙박비, 그리고 시간 관계상 무리!!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라면 갈 수도 있다" 로 정리된다.(계산기 두드리는 것 같았다)  어디까지나 가정의 군대를 물어보기는 했지만, 뜻 밖의 대답이었다. 하긴, 군대간 남자 못 기다린다가 80% 정도인데, 면회간다를 기대한 쿤이 잘못 된 것일 수도 있다.(일본 커플 중에서 원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을 가끔 봤는데, 연인 관계로 지속되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남자는 행복하다?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그 남자친구의 제대를 기다리는 여자, 곰신...(물론 다~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친구를 생각하며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사랑하는 연인이 없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그녀들은 한국남자의 군대생활에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여자친구가 없는 경우 후임의 여동생까지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연인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는 남자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는 한국곰신이 있기에,,, 한국에서 군생활을 하니까 행복한거 아니냐고 말해주고 싶다. 최근에는 일부 된장녀를 운운하지만, 많은 한국곰신의 열정은 정열적이다 못해 뜨겁기까지 한 것 같다. 일본 곰신과는 분명히 다르다.(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곰신은 정(情)을 바탕으로 하기에 열성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 군대에 대한 한국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필요없다, 시간낭비다, 군대가 사람 만든다, 남자로서 당연하다 등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뉜다. 하지만, 의무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다.

입대를 앞둔 한국 남자들이여~~
그네들이 대한민국을 지키지만, 그런 그네들을 기다려 주는 한국곰신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