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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인천공항, 한 판 붙자. 일본 하네다공항의 도전

일본은 한국의 6.25를 발판으로 하여 경제의 기본 틀을 이루었고, 1964년 동경 올림픽을 치루면서 국가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구축하며 경제적으로 급발전 하여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약 30여년을 경제대국 2위의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감안하여 경제대국 3위로 밀린다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에게 있어서 눈엣 가시로 생각되는 나라가 있다. 한국이다.
아직은 경쟁상대가 안 된다는 말을 하면서도, 인구는 일본의 3분의 1이고, 면적은 일본의 4분의 1, 그리고 100년 전에는 식민지 통치하에 있었던 나라의 성장이 반가울리 없다. 외교,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은 부딪쳐 왔으며, 한국에 질 때마다, "굴욕이다", "치욕이다" 라는 표현으로 각성과 반성을 촉구하면서 다음을 기약해 왔다.


인천공항의 도전

그러던 2001년 3월 29일...
한국 하늘의 대문, 인천공항이 문을 열었다.
입지조건, 환경파괴, 접근성 문제 등을 이유로 많은 사회단체와 시민들이 반대를 했고, 일본에서도 아시아 허브공항을 노리며 건설한다는 인천공항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바다위에 덩그러니 있는 인천공항은 세금 먹는 하마될 듯.....>
 
2000년 10월의 인천공항 기본 시설 완공의 모습
사진발췌 : 인천공항 HP, 사이버 홍보실, 포토역사관 :
http://www.airport.kr/iiacms/pageWork.iia?_scode=C2402110000

규모로 보는 인천공항
사진발췌 : 인천공항 HP, 사이버 홍보실, 눈으로 보는 인천공항 :
http://www.airport.kr/iiacms/pageWork.iia?_scode=C2401020000

당시 일본 동경에는 나리타공항(1966년 개항)과 하네다공항(1931년 개항)이 하늘의 문이었고, 간사이 오사카에는 간사이공항(1994년 개항)이 정상 궤도에 오른 시점이었다. 인천공항 개항 당시 실효성을 거론하면서 평가절하한 일본의 태도는 어찌보면 가진 자의 여유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한 인천공항에 대한 평가는 개항 1주년이 되어도 변함이 없었다.

인천공항 개항 1주년 평가 뉴스
(빨간색 밑줄 글 : 개항 1년, 그럭저럭 성공했다는 평가는 있지만, 목표는 멀었다)
기사원문 : http://homepage2.nifty.com/asmara/kanare157.htm


일본의 긴장과 인천공항의 대항마 중부공항, 그리고 하네다공항

그러나,,,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은 2006년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더니, 그 자리를 내어줄 줄을 몰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천공항과 세계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은 점점 늘면서 2010 년 10월 1일 현재 63개 항공사가 168개 도시를 연결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간사이 공항은 2010년 10월 01일 현재 46개 항공사가 55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고, 나리타공항은 2006년 10월 01일 기준 71개 항공사가 96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나리타의 2010년 데이터를 찾을 수 없었다 --)

일본은 한국이 인천공항을 건설하여 동북아시아의 중심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 겉으로는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나고야 인근의 중부국제공항을 건설한다. 일본의 중부국제공항은 2005년에 개항하였지만, 일본 국내에서는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유는 중부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일본지방 공항의 갯수가 21개로 인천공항 연결의 28개 보다 적었고, 중부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해외 도시의 수 역시 인천공항에 비교하여 현저히 적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유럽이나 미주 등 해외를 나갈 때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타고 인천을 경유해서 나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결국, 일본은 지리적 위치와 접근성을 고려하여 하네다 공항에 국제선 도입을 추진하였고, 2010년 10월 21일에 10개국 17개 도시를 잇는 항공편의 운항을 정상화 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공항위치도 (출처 : 구글맵)


인천공항과 하네다공항의 천적(天敵)은 따로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과 하네다공항의 천적(天敵)은 따로 있다고 본다.

하네다공항의 천적은...??
일본 지바현에 있는 나리타공항이다. 하네다공항에서 국제선이 뜨기 전인 10월 20일까지,, 하네다공항은 국내선,  나리타공항은 국제선의 역할을 해 왔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하네다공항 국제선 도입에 가장 반발한 곳은 당연히 나리타공항이다. 지바현의 지사는 하네다의 국제선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며, 나리타공항의 국제선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뿐만아니라 간사이공항에 제2활주로가 완성되었고, 중부공항은 국제노선 늘리기에 들어갔다. 결국 일본의 국제공항은 제 밥그릇 싸움이 될 수 있다.


그럼, 인천공항의 천적은...??
바로 "민영화"가 아닌가 싶다. 하네다공항의 경우도 민영화를 도입하여 19.9%의 지분을 매각했다가 전부 재매수하는 전례가 있었다. 중국의 북경수도공항 역시 9.99%의 지분을 프랑스 파리공항에 매각했지만, 파리공항은 218%의 차익을 챙긴 뒤 중국을 떠난 전례가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의 민영화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허브공항 생존에 커다란 변수가 됨은 틀림없다.

하네다공항의 민영화 소식 :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439736.html

결국 인천공항은 한국정부의 민영화, 일본의 하네다/나리타 공항과의 1:3 싸움을 하는 꼴이 되었다.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놓고 하네다공항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일본은 인천공항의 민영화를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